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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사적 기록 | 전시 뒤에 남은 것
전시 뒤에 남은 것 '이르다' 라는 말에 대하여 전시를 보신 뒤에 읽기를 권합니다. ‘이르다’라는 말을 전시의 제목에 넣었다. 그렇다면 이 여정은 어디에 이르는 것일까. 정작 전시의 마지막에는 답을 두지 않았다. 전시는 이 모순에서 시작됐다. 기증받은 60점은 작가의 화업 전체가 아니라, 종교적 소재를 중심으로 한 일부 컬렉션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전체 작업세계를 논하는 ‘작가론’이 될 수 없었다. 이번 전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 그림들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궤적—걷는 발걸음에서 시작해 날아오르고, 타오르다 잦아들고, 마침내 고요와 심연에 이르는 흐름—을 최대한 정직하게 따라가는 것이었다. 결국 처음의 모순을 지우지 않고, 전시 안에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날개가 하늘에 닿았다는 것이 여정의 끝이 아니라, 더 깊은 침묵이 시작되는 문턱이라는 것. 어쩌면 이 전시는 바로 그 문턱에 오래 머무는 일인지도 모른다. 배치 순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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