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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 하늘에 이르다

9월 11일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10월 2일

송경 글라라(1936-2022) 유작전

걷고, 타오르고, 고요해지다



서문

사람들은 저마다의 길을 걸어갑니다.

때로는 그 길을 따라 걷고,

때로는 길에서 벗어나 날아오르며,

어느 순간에는 걸음을 멈추어 자신 앞의 깊은 곳을 마주합니다.


송경 글라라의 화폭에서 길과 날개, 불꽃과 빛은

서로 다른 형상으로 존재하면서도 하나의 여정을 이룹니다.

땅을 딛던 발걸음은 비상이 되고,

타오르던 불꽃은 빛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빛이 잦아든 자리에는 침묵이 찾아옵니다.


침묵은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닙니다.

말과 형상이 걷힌 그 자리에서

비로소 자신의 깊이를 마주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그 침묵을 지나 마주하는 심연은

쉽게 들여다 볼 수 없는 깊이입니다.


「나래, 하늘에 이르다」 에서 '이르다'는 완결의 선언이 아닙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길을 지나

마침내 마주해야 할 곳에 이른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순례에서 비상으로,

불꽃에서 빛으로,

그리고 침묵에서 심연으로.


그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마주하게 될까요.


위령성월로 이어지는 이 계절,

기다림과 기억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이 전시가 그 질문 앞에 잠시 머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시 기획 김지연 효임골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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